가수 겸 배우 설리의 사망은 관행처럼 여겨지던 스타 장례식의 취재 풍경까지 바꿔놓았답니다. 연예인 사망 사건보도는 통상 경찰조사결과, 빈소 스케치, 발인으로 이어집니다. 연예인 소속사가 장례일정을 비공개로 통보해도 이 세 가지 취재 풍경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조차도 기자들의 협정으로 마구잡이 취재가 정리된 결과물이랍니다.
지난 2008년 故최진실 사망 당시 수많은 언론들이 시신운구부터 조문객 오열, 발인 등 장례식 과정을 낱낱이 보도한 뒤 연예인 사망 사건과 관련한 언론의 취재열기가 과열됐답니다. 결국 2011년 고 채동하의 장례식에서 한 고참기자가 조문객 사진은 찍지 말고 영정사진만 내보내기로 제안한 뒤 2013년 고 조성민의 장례식 때부터 사진 공동취재단이 꾸려졌습니다.
취재기자의 경우 이런 원칙조차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연예인이 사망하면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멘트부터 소속사 관계자 멘트, 빈소 등이 낱낱이 공개됩니다. 갈수록 매체가 늘어나 취재 경쟁이 과열되면서 간단한 팩트나 측근의 멘트도 ‘단독’기사로 보도되곤 했습니다. 이는 소속사가 장례일정을 비공개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빈소 내부만 비공개될 뿐 조문객과 발인 취재는 이어졌답니다. 배우 김주혁이나 전미선의 장례식도 비슷한 취재경로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설리의 죽음은 통상적인 취재관행을 바꿔놓았는데 팬들은 설리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무분별하게 보도한 언론에 분노했습니다. 설리의 시신이 운구되는 장면을 촬영하거나 장례일정을 공개한 취재진을 향해서도 거침없는 질타를 쏟아냈답니다.